심리칼럼

성태훈의 아빠심리학11 - 갑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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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상담센터 작성일17-04-04 13:48 조회1,5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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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어서 갑을 논쟁이 한창이다. 갑을 관계를 따진다는 건 쉽게 말해서 누가 힘이 더 센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요즘 갑을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 갑을 관계가 많기 때문일 수 있지만, 세상은 기본적으로 불평등하여 갑을 관계는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결국 갑을 논란이 커지는 것은 갑이 충분히 을에게 보상을 하지 않거나, 을이 갑에게 받은 만큼 열심히 일을 안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갑이 손해를 보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보상을 받지 못한 을이 억울함을 느껴서 갈등이 커지기가 쉽다. 제도적인 대안은 갑이 횡포를 부리지 못하게 막는 것이지만, 사실 갑에 입장에서는 을의 억울함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아빠들은 힘을 더 많이 가진 갑이 되기를 꿈꾸지만, 그러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항상 을인 것도 아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에겐 을이지만, 부하직원에겐 갑이고, 사업을 하게 되면 손님에게는 을이고 직원들에게는 갑이다. 그리고 이렇게 갑을관계를 반복해서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권력의 이동이 생긴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내가 힘이 없을 때에는 몸을 철저하게 낮춘다. 그렇지만, 내 몸을 낮추다보면 필연적으로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고, 언젠가 내가 힘을 가지게 되었을 때, 더 약한 사람에게 힘을 사용하게 된다. 직업적으로 경험과 경력이 늘어날수록 아빠는 자신의 몸을 낮추기보다 남이 낮춰야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직장에서는 큰 돈이 왔다갔다 하는 중요한 결정을 해야하고, 결정을 할 때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갑을의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직장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갑을 관계에 익숙해져 있는 아빠가 집에서도 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할 때, 즉 집에서도 갑이 되고자 할 때, 가정 내 갈등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나 때는 없어서 못했던 공부를 학원비를 대줘도 못하고, 윗사람에 대한 예의라는 건 없어서 아빠가 들어와도 인사도 안하고, 게을러서 아침에 조금만 빨리 일어나면 될 걸 못한다. 아빠와 아이의 관계가 이익에 기초한 갑을관계라면 아이들이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가정이라는 것이 사랑에 기초한 평등한 집단이라고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다면, 생각을 한번쯤은 달리 해보길 권한다. 학원이 효과가 없다면 좀더 쉬운 공부 방법을 알아볼 수 있고, 아빠에게 인사를 안한다면 아빠가 먼저 인사를 해볼 수도 있고, 아침에 좀더 빨리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환경적인 조정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비난하기 보다는 같이 해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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