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칼럼

성태훈의 아빠심리학29 - 자기를 먼저 처벌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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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상담센터 작성일17-04-04 17:51 조회1,7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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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인 아이가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걸렸다고 치자. 먼저 학교 선생님한테 혼난다. 교칙을 어겼으니 화장실 청소와 같은 벌칙을 받는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담임선생님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게 되고, 이 사실은 알게 된 엄마는 집에 온 아이를 혼내기 시작한다. 아이를 앞에 두고 ‘어떻게 키웠는데 이따위 짓을 하냐’,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아라’, ‘내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등 잔소리를 해댄다. 그리고는 다시 저녁에 퇴근한 아빠에게 알린다. 아빠는 화가 치밀어 아이를 불러다 놓고 매를 들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요즘은 그렇게 해서 애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생각에 점잖게 불러다 놓고 한마디를 한다. ‘호기심에 그럴 수도 있다’로 시작하지만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이렇게 말하는 건 다 너를 위해서다’라고 하면서 세상살이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빠가 얼마나 어렵게 돈을 벌어서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지, 사고나 치고 다니고 학교도 제대로 못나오면 인생을 어떻게 망치는지 일장 연설을 하게 된다. 속상한 마음에 술까지 마시면 했던 말을 되풀이 하면서 아이를 고문하기 시작한다. 속이 그래도 안풀리면 도대체 아이를 어떻게 키워서 그런지 엄마를 비난하기까지 한다. 
누군가에게 걸리면 안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불편감을 가지게 하기 때문에 아이는 담배를 피울 때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담배를 피우는 행동에는 반항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걸렸을 때 뻔뻔한 얼굴을 하거나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뻔뻔한 얼굴을 한다는 것 자체가 담배 피우는 행동이 문제라는 것을 본인이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을 했고 학교에서 벌을 받았으면 사실 아이가 할 책임은 다 했다. 그러나, 엄마에게 알려져서 혼나면 아이는 하나의 잘못으로 두 번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처벌을 받았다고 느끼는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엄마의 훈계에 대답을 하지 않는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 화난 엄마는 아빠에게 말해서 아이를 굴복시키려 한다. 
저녁에 집에 들어와서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아빠는 아이가 한 번의 잘못으로 두 번이나 혼났음을 알아야 한다. 사실 아이가 먼저 죄책감을 가진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아이는 이미 세 번 혼난 것이다. 아이는 엄마가 아빠에게 말할 것이고 아빠가 자신에게 어떤 얘기를 할지 대부분은 알고 있다. 이때 아빠가 해야 할 것은 혼날 만큼 혼난 아이를 쉬게 해주는 것이다. 굳이 길게 말을 할 필요는 없다. 그냥 아이 방에 가서 ‘짜식, 오늘 고생 많았다며. 잘 자라.’라고 한 마디만 해주고 나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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