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칼럼

성태훈의 아빠심리학 3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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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상담센터 작성일17-04-04 13:45 조회1,3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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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많이 풀렸다. 3월초부터 시작된 춘곤증도 이제 서서히 줄어들고, 산과 들은 계속해서 초록색이 많아진다. 점점 밖에서 놀기 좋은 날씨가 되고 있다. 봄은 누구나 그동안 참아왔던 활동력을 발휘하는 시기이다. 아빠는 이제 슬슬 산에도 한번 가보고, 그동안 스크린에서 닦은 실력을 필드에서 뽐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그런데 몸이 굼틀거리는 건 아내나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이들은 캠핑가자, 체험하러 가자 난리고, 아내는 주말이라도 아이들과 놀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생각 같아선 멋진 골프장 콘도에 가서 아내와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고, 아빠는 친구들과 라운딩 한번 하고 나서 다 같이 모여 멋진 바비큐 파티를 하고 싶지만, 그럴 만큼의 경제적 여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상담을 하다보면 아빠들의 여가 시간 대처방식은 크게 4가지 정도로 구분이 된다. 첫째는 평일 여가 시간에도 열심히 하면서 주말에도 가족에게 충실한 유형인데, 사실 이 유형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시적으로 가능할지라도 언젠가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 쉽다. 매사에 잘 하기 위해서는 나의 욕구를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혹 TV에 나오거나, 아내의 입을 통해 아내 친구의 남편이 그렇게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뿐 내 눈으로 확인하기 힘들다. 두 번째는 평일엔 잘 안보이다가 주말에 여행 가서만 잘하는 유형이다. 비율로 따지면 4가지 중에서 가장 많고, 나름대로 여가 시간을 즐기면서 일과 여가의 분리가 확실한 사람이다. 주말의 봉사가 평일의 소원함을 보충하기에 가족들도 별다른 불만은 없다. 세 번째는 평소에 소소한 일들은 잘 하지만, 주말에 어디 가기를 싫어하는 유형이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일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번거로운 외부 활동이 부담스럽다. 혼자 나가기도 힘든데, 가족들까지 데리고 나가려면 그 부담은 제곱으로 커지는데, 가족들은 이런 속사정을 알지 못한다. 네 번째는 평소나 주말이나 가족에게 관심이 없는 유형이다. 대개는 사업이 아주 바쁘거나, 술, 도박 등 자기 문제에 빠져있는 경우인데, 사실 이 유형은 답이 없다. 가족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따뜻한 봄, 어떤 유형의 아빠이건 간에 가장으로서 가족의 주말을 책임져야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책임은 결정권 이라기보다는 결정을 중재할 수 있는 힘이다. 가족간의 의사소통은 평등해야한다. 그러나, 평등한 의견교환이 된다 해도 뭔가 결정이 이루어지려면 규칙과 조정이 필요하다. 아빠의 역할은 대화의 규칙을 정하고 의견이 있을 때 조정하는 것이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 주말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자. 막내부터 원하는 걸 말하는 게 좋다. 존중받는 느낌에 마지막 결정의 순간에 양보하기도 쉽다. 주말은 단 하루가 아니다. 한 달에 4-5번이 있고, 1년이면 50번이 넘는다. 그리고 매주 가족들이 계속해서 놀러간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의견이 다 나오면 가족들이 모두 같이 고민을 해보자. 내용, 날씨, 경제적 상황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따져서 일정을 조정하면 된다. 같이 모여서 결정했기 때문에 더 이상 아빠 혼자서 골프 치러 가느라 가족을 버린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가족과의 즐거운 주말을 보내자. 다음 주말은 보다 편하게 라운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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