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칼럼

생일날 쌍코피 정도는 터져야 나의 존재를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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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상담센터 작성일17-04-04 13:43 조회1,5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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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쌍코피 정도는 터져야 나의 존재를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

성태훈(임상심리전문가, 지우심리상담센터 소장)

졸업식 뒷풀이를 한다며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아이들에 대한 뉴스가 나와 놀란 적이 있었는데, 이젠 생일때마다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이루어지던 생일빵도 그 강도를 더하고 있는 것 같다. 구강성교를 흉내내는 사진, 대로변에서 코피를 흘리면서 그만 때리라고 사정하는 사진, 전봇대에 테이프로 온몸이 묶여 있는 사진 등이 생일빵이라는 이름으로 자랑스럽게 미니홈피에 올라 있고 아이들은 각각의 사진들에 자연스럽게 감상평을 달고 있다고 하니 정말 말세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 것 같다. 도저히 어디서부터 손대야할지 감이 안 잡히는 이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은 놀라거나 욕하는 것 말고 또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일단 놀라거나 욕하지 말라고 한다면 비난의 화살이 필자에게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아이들의 과격한 행동의 배후를 알고 나면 생각이 조금 바뀔 수도 있을 거라 기대한다. 얼마전 한 아이는 음악 시간에 악기를 연주하다가 선생님께서 그만 하라고 지시를 하면 오히려 더 크게 소리를 내는 등 수업에 방해되는 행동을 많이 한다고 담임선생님께서 상담을 권유했다면서 상담센터를 방문하였다. 일단 어떤 문제 행동이 눈에 띄면 그 행동의 결과로 아이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음악 시간에 남들은 조용히 하고 있는데 혼자 시끄럽게 소리를 냈을 때, 먼저 받게 되는 것은 선생님의 꾸중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이렇게 말한다. ‘넌, 왜 그렇게 뻔히 혼날 짓을 하니?’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받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바로 관심이다. 매슬로우라는 심리학자는 인간의 다양한 욕구 중에 사회적 관계를 잘 맺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이 욕구는 생존의 욕구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사람이 그 다음 추구하는 것은 바로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고,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서로간에 관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능력인데, 이러한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아예 무관심해지거나, 극단적인 방식으로 관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겠다. 대개 부부싸움이 많거나, 아이가 혼자 집에서 방치되거나, 양육 환경이 바뀌는 등 불안정한 가정 환경은 아이들이 주변 사람들과 적당한 수준의 관심을 주고 받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게 방해한다. 물론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기질도 영향을 준다. 기질적으로 감각을 느끼는 역치가 높은 경우 웬만한 자극으로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 위와 같이 강도 높은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질적 성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육과 환경에 의해서 얼마든지 개선이 될 수는 있다. 세상은 1등만 기억한다. 그리고 형제가 적은 요즘 세상에, 사회(학교)에 나가기 전까지 아이들은 대부분 집안에서 1등이었다. 평가를 받고 성적에 따라 집단이 나뉘는 학령기가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1등이 아니지만, 가정에서 2등, 3등이었던 적이 없던 아이들은 학교에서 겪게 되는 2,3등의 위치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비웃으면서 다른 방식으로 1등이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이러한 노력이 위와 같이 말세가 생각나게 하는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생일날 쌍코피 정도는 나줘야 하고, 성기를 내놓는 것 정도의 강도 높은 행동을 해야지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조금이나마 알아줄 정도로 평소에는 철저하게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더러운 존재로 이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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