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칼럼

성태훈의 아빠심리학 1 -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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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상담센터 작성일17-04-04 13:44 조회1,4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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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은 바쁘다. 아침 일찍 출근 해야하고, 밖에서는 이 사람 저 사람 치이면서 지낸다. 직장에서는 상사가 왜 빨리 일을 해치우지 못하는지 추궁하고, 부하직원들은 내가 그만할 때만큼 일을 하지 못한다. 사업을 하는 경우도 출퇴근이 자유로울지언정 힘들긴 마찬가지다. 차라리 혼내는 상사가 있는 것이 부러울 때가 있다. 돈 천원 아끼려고 달려드는 손님을 대하는 건 더 힘든 일이다. 저녁엔 술자리도 해야한다. 상사든 고객이든, 혹은 내가 갑일지라도 초등학교 친구처럼 마음편한 사람들과 노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이 술자리를 통해 이익을 창출할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해야한다. 이왕 벌어진 자리니까 그래도 즐거우려고 노력해보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힘든 날을 보내고 집에 가는 길은 가볍지 않다. 가정주부인 아내는 나만 바라보고 산다. 평소엔 묵묵히 집안일 잘하고 아이들도 그럭저럭 잘 돌보는 것 같지만, 술먹고 늦게 들어가는 날은 어김없이 바가지가 시작된다. ‘나 혼자 애들 키우냐’, ‘큰 애가 학교에서 싸웠다더라’, ‘당신은 도대체 뭘 하고 다니는거냐’, ‘돈이나 많이 벌어오든지’, ‘돈만 벌어오면 아빠냐’, ‘당신이 이렇게 무관심하니까 애들이 이 모양이다’, ‘아빠가 돼서 하는 게 뭐냐’, ‘일도 좋지만 그런 사람들이랑 너무 어울리지 말아라’, ‘혹시 여자 있는 술집에 갔냐’ 등등. 
아빠들도 한때는 꿈 많은 사람이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소방관이 되고 싶었고, 부모님이 싸우시는 걸 보면서 ‘난 절대 내 아이들에게 부부싸움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드라마 주인공 같지는 않아도, 아내의 생일엔 케익도 사가지고 가고, 아이들이 원할 땐 놀이공원도 데리고 가면서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무리한 요구가 있어도 들어줘야하고, 때론 꺼림칙한 일들도 해야한다. 아빠가 이런 것들을 견디면 나머진 아내와 아이들이 알아서 해줘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피곤에 쩔어 집에 들어와도 집은 난장판이고, 아내와 아이들은 돈이 필요할 때만 아빠에게 온다. 거기다 가끔 아이들 때문에 아내가 학교에 불려가기도 한다. TV 토론은 아내의 드라마에 밀리고, 주말 취미생활은 아이들과의 캠핑이 대신한다. 드라마는 재미없고, 캠핑은 봉사 활동에 가깝다. 아빠들이 쉴 곳은 어디 있을까? 
아빠들은 바쁘다. 일하느라, 가족에 봉사하느라 자기 시간이 없다. 답답한 마음에 용기를 내어 기타도 쳐보고 조기축구도 하러 다니지만, 눈치가 보이고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기타랑 축구는 잘못한 게 없다. 열심히 일하느라 늦은 아빠가 잘못한 건 더더욱 없다. 아빠는 딸아이가 한 달 전부터 노래를 불렀던 인형을 사준다는 생각에 상사의 욕설을 견딘다. 묵묵히 가사일을 해주는 아내를 생각하며 피곤한 주말에도 애들에게 몸을 맡긴다. 아빠들에게는 바쁜 일상 때문에 마음 속 어딘가에 가려져있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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