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칼럼

성태훈의 아빠심리학 4 -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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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상담센터 작성일17-04-04 13:45 조회1,3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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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시즌이다. 시험이란 걸 봐본지가 오래돼서 그때의 긴장감은 잊어버린지 오래 되었지만,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뭔지 모를 애매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너무 조용해서, TV를 켜면 안될 것 같고, 그렇다고 늦게 들어가도 죄책감을 느껴야할 것 같은 답답한 상황이다. 애들이 시험이란다. 중학교 2학년인 딸은 중학교 입학 할 때는 공부를 좀 했었는데, 2학기 때 성적이 좀 떨어졌다. 방학 때 학원을 계속 다녔지만, 아빠가 보기엔 그렇게 열심히 한 것 같지는 않다. 미래에 대한 꿈을 얘기해볼까? 공부를 하면 얼마나 풍족하게 살 수 있는지 말해볼까? 꼭 공부가 아니어도 되지만, 뭔가 잘 하는 건 하나 있어야 한다고 말해볼까? 등등. 아이가 자극을 받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보고 싶지만, 아이랑 아름다운 대화 장면을 연출하기는 어렵다.  
  아내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딸과 매일 몇 번씩 통화를 한다. 학원 갔는지, 집에 잘 왔는지, 숙제 다 했는지, 계획한 대로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매일 매시간 확인한다. 아내의 이런 행동이 초등학교때는 통했던 것 같다. 그래서 딸의 성적도 중1 초반까지는 상위권이었다. 그런데, 2학기부터 성적이 떨어진 것도 아내의 지극정성?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요즘 딸을 보면 무기력해 보인다. 공부 얘기를 하면 슬슬 피하는 것이 자신감도 떨어진 것 같다. 아내도 딸의 모습을 보면서 힘들어하는 것 같지만, 정성이 줄어들진 않는다. 이 정성은 아빠한테도 영향을 준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지 마라’, ‘집에 와서 조용히 해라’, ‘이때라도 책 보는 모습을 좀 보여주는 건 어떠냐’ 등 아내의 말에 열심히 따르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시험은 개인의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업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실력이 확 늘진 않는다. 오히려 사소한 스트레스 때문에 기분이 상해서 충분히 공부를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시험 기간에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시험 준비를 위해서 목표한 학습량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이럴 때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학습 계획을 같이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서 ‘지적’이 아니고 ‘확인’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험 준비를 잘 하고 있니?’라는 질문 보다는, ‘아빠가 시험 준비하는 걸 도와주고 싶은데 같이 한번 해볼래?’라는 질문이 더 좋다. 앞에 질문은 지적이고, 뒤에 질문은 협조적인 확인이다. 아이가 도움 제안을 받아들이면, 계획을 같이 점검한 다음에 ‘계획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아빠가 같이 확인해줄까?’라고 제안해보자. 아이가 괜찮다고 하면 맡겨두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지적을 줄여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제안을 받아들이면, 매일 혹은 2-3일에 한번씩 확인만 하면 된다. 제대로 한 것은 가볍게 칭찬해주고, 계획대로 못한 것은 그냥 아이와 같이 눈으로 확인하기만 하면 된다. 아빠는 부족함을 나눌 수 있는 동반자가 되고, 아이는 부족함을 스트레스 없이 확인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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