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칼럼

성태훈의 아빠심리학32 - 화끈한 아빠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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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상담센터 작성일17-04-04 17:51 조회1,5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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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아들이 7시부터 독서실 가서 공부하기로 했는데, 6시에 친구들이랑 피시방에 가서 1시간만 놀고 오겠다고 한다면? 공부 잘 하는 중3 딸이 어느날 갑자기 엑소 콘서트에 다녀오겠다고 한다면? 보통 아이들이 놀이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는 ‘또 가냐?’ ‘공부는 언제 하냐?’ ‘시간 지켜서 안오면 혼난다.’ ‘간다고 하니까 보내주지만 다녀오면 공부 열심히 해야한다.’ ‘다른 애들은 지금 공부한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아이들이 놀이를 끝낸 다음에는 보통 이런 말들을 한다. ‘너 하고 싶은 거 했으니 이제 빨리 공부해라’. ‘7시에 온다더니 10분이나 늦었다.’ ‘콘서트 다녀왔으니 공부 열심히 한다는 약속 지켜라.’ 등등. 
아빠는 불안하다. 놀이 시간이 공부 시간을 해칠까봐 걱정된다. 어릴 때는 딱지치기 하고 나면, 빼앗긴 딱지를 어떻게 찾아올까를 생각하느라 공부를 못했고, 대학때는 당구 한 게임 치고나면 시험이 코앞인데 당구공이 그리는 직선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아들도 저그와 프로토스의 공격 대형을 생각하느라, 엑소 멤버들과의 사랑을 꿈꾸느라 제 시간에 공부를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당구치던 아빠도 HOT 쫓아다니던 엄마도 대부분은 자기가 해야할 일을 무난히 해냈고, 어엿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게임, 연예인 등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러운 욕구이고, 욕구는 표현하고 행동에 옮겨야 해소가 된다. 거꾸로 말하면 표현하거나 행동하지 않으면 쌓이고, 쌓였던 욕구는 한꺼번에 터진다. 콘서트를 너무 못가게 하면 아이가 가출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가출까진 아니어도 효율적인 면에서 생각해볼 것도 있다. 만약 휴가를 가려하는데 상사가 ‘회사가 이렇게 어려운데 휴가를 챙기냐’라고 한다면? 휴가를 다녀왔는데 ‘좋은 구경 하고 왔으니 이제 밤새 일해라’라고 한다면? 피시방 가기 전에 잔소리를 들은 아이는 이미 놀기 전에 기분이 상하고, 놀러 가서도 마음껏 즐기지 못한다. 그리고 공부한다고 시간 지켜왔는데 또 ‘공부해라’라는 잔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상해서 공부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노는 시간에 충분히 즐기지 못한 아이는 스트레스를 줄이지 못해 공부하는데 집중하기도 어렵다. 
보통 놀이 시간 전후의 잔소리는 엄마가 하게 된다. 아빠라도 아이가 노는 시간에는 마음놓고 놀 수 있게 배려해주어야 한다. 피시방을 간다고 하면 ‘잘 다녀와라’ ‘요즘엔 어떤 게임을 주로 하냐?’ ‘철수랑 하면 누가 이기니?’ 라고 하면서 보내고, 콘서트에 다녀온 다음에는 ‘잘 다녀왔니?’ ‘다녀오면서 힘든 건 없었니?’ ‘재미있었니?’ ‘소리 많이 지르고 왔어?’ ‘나도 예전에 콘서트장 갔을 때 정말 좋았었는데’ 라고 하면서 맞이하자. 부모가 아이의 놀이 시간을 인정하고 같이 즐겨줄 때, 아이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다음 놀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책상에 앉았을 때 공부에 집중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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